제주 여행 마지막 날,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던 ‘구엄리돌염전‘. 큰 기대 없이 그냥 잠깐 들렀던 곳이었는데, 막상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,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. 바닷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오고, 물이 말도 안 되게 맑고 투명해서 한참을 그냥 멍하니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. 바위 위에 황토색 테두리로 만든 돌염전이 펼쳐져 있었는데, 그 물웅덩이마다 맑은 하늘을 하나씩 담고 있었고, 그리고 그 하늘 아래, 햇살이 천천히 쓰다듬듯 바다를 비추고 있었는데, 그 반짝임들이 참 예뻤다. 사람이 많지도 않고 과하게 꾸며놓은 것도 없는데, 그게 오히려 이곳을 더 자연스럽고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줬다. 돌끝에 서서 끝이 안보이는 넓은 바다를 보고 있으니, 마음이 한결, 가벼워졌던 순간이었다.